중국집에서 배우자 점심은 짜장면 저녁은 요리가 메인인 이유
허영만 님의 식객에서 중국집에서 만들기 어려운 요리가 짜장면이라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러면서도 가장 잘 만들어야 하는데 원가도 가장 높은 메뉴가 짜장면이라 합니다. 짜장면이 왜 중요한지 점심은 짜장면 저녁은 요리가 메인인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짜장면
자장면이라 불렸던 짜장면은 중국집 하면 먼저 떠오르는 음식입니다. '짜장면 먹으러 가자'라며 꼬셔 놓고 중국집에 가면 탕수육이나 양장피 같은 요리를 시키고 나중에 짜장면이냐 짬뽕을 고르라고 합니다.
짜장면의 가격과 이익
짜장면의 가격은 과거 정부가 관리하는 물가 통제 범위 안에 있었습니다. 가격을 쉽게 올리지 못해 가장 인기가 많으면서도 가장 저렴한 음식이 되었습니다. 배달을 무료로 했던 중국집에서 수익이 가장 없으나 포기는 못하는 메뉴였습니다. 과거 중국집 전단지에는 '짜장면 한 그릇이라도 정성껏 배달해 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있었을 정도였습니다.
옛날에도 짜장면 한 그릇으로 이익을 얻으려 했다기 보다는 짜장면을 통해 다른 음식을 주문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겁니다. 거기에 부차적으로 '신속' 그리고 '배달'까지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
뻔한 이야기 일 수 있습니다만 중국집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이 짜장면입니다. 마케팅 용어로는 '최초상기효과'라고 하는 데 용어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냉면 하면 떠오르는 곳이 '우래옥', 우래옥 하면 떠오르는 것이 '물냉면' 등이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우래옥에서 가장 비싸고 인기 있고 수익이 많은 메뉴가 '불고기'라고 해서 이를 바꾸려 하면 정체성이 흔들리게 됩니다. 냉면 먹으러 가서 불고기를 먹지, 불고기 먹으로 우래옥에 가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한일관'과 같이 바꿔서 성공한 집도 있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면 '한일관'이 애초에 지향했던 것은 '냉면'이나 '불고기'는 아니었습니다.
이를 두고 미끼상품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만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오히려 정확한 표현입니다.
짜장면과 다른 요리의 배치
짜장면을 먹으로 중국집 문턱을 넘어서 자리에 앉았다면 주도권은 식당이 가지게 됩니다. '짜장면'이요라고 외치기 전에 '오늘은 짬뽕이 맛있습니다.' 또는 '우리 집은 짬뽕을 더 잘합니다'라고 하면 짜장면 먹으려고 간 사람들이 '짬뽕'으로 바뀌기 때문입니다. 짜장면 먹으러 갔는데 말입니다. 옆테이블에서 누군가 탕수육을 먹고 있으면 탕수육도 주문하게 됩니다. 가장 먼저 떠오른 짜장면에서 다른 음식으로 바뀌고 요리가 추가됩니다. 이 과정이 자연스러울수록 좋습니다.
중국집과 중화요리
구분하지 않는 사람들은 같은 중국집이지만 시설이나 규모를 보면서 대충 구분을 합니다. 중국집에 가서 짜장면을 먼저 시키지만 중화요리집에 가서는 요리부터 시키게 됩니다. 암묵적인 룰은 역시 인테리어와 격식에서 나옵니다. 요즘 맛집 요리사가 방송에 나오면서 고급 중화요릿집에 짜장면 시키는 분이 늘어 고민이라는 이야기가 나와 웃긴 했습니다만 그 집을 찾아가는 '그 무엇'이 중요하다는 점을 이야기 강조하고 싶습니다.
낮엔 중국집, 밤엔 중화요리
대기업이 있는 곳의 중식당은 낮엔 중국집, 밤에는 중화요리 집으로 변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낮에 짜장면, 짬뽕 등 회전율이 빠른 음식으로 승부를 보고 저녁 때는 그날의 요리를 판매하는 방식입니다. 저녁을 위해서인지 짜장면, 짬뽕, 군만두, 볶음밥 등 중요한 음식 한 가지에 정성을 쏟는다는 점은 같습니다. 그 음식이 생각나면 저녁에 찾아가 요리를 함께 주문하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
지금 팔고 있는 메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한번 더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삼겹살 집이라면 '삼겹살'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그 외의 찬이나 채소를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생각하면 됩니다. 가장 중요한 그 무엇이 차별화가 됐을 때 사람들이 그것 때문에 찾아오고 다른 메뉴를 주문하게 됩니다. 기억에 떠올리는 음식, 수익화를 위한 음식은 따로 있다는 점이 이 글의 요지입니다.
p.s.
이 블로그는 어떤 검색어 때문에 오셨나요? 점심 짜장면으로 검색했다면 이 글은 못 찾을 겁니다. 이 글의 가치는 짜장면에 있지 않기 때문에 찾기 힘듭니다. 아마도 중국집에서 배우자라는 키워드로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